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박성호)가 기존 소파블록에 비해 성능을 20% 이상 향상시킨 고성능 소파블록을 개발해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소파(捎波, wave dissipating)블록은 방파제를 구성하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파고로부터 해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방파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트라포드(Tetrapod)가 대표적 사례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인해 강력 태풍이 발생하여 항만시설물이 파손되고 있으며 동해안 지역에는 고파고현상이 발생하면서 해안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태풍 볼라벤 당시에는 전남 신안 가거도에서 64톤급의 대형 소파블록이 파손되어 마을 앞마당까지 이동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자연재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RIST 환경자원연구그룹에서는 2015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철강슬래그 골재를 활용한 고성능 소파블록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소파블록의 무게는 2.2톤/m3으로 고파고의 가혹환경에서 파력에 의해 유실 또는 파손될 가능성이 큰 반면, RIST가 개발한 고성능 소파블록은 2.8톤/m3으로 20%이상 무거워 파도의 힘을 잘 상쇄시키고 블록 상호간의 충돌을 줄여 수명도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소파블록은 기존 제품 대비 1.4배 높은 파고(5.3m)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연안지역에서 방재구조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RIST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포항 오도리와 구만리에 각각 12톤급 50기 및 25톤급 10기의 소파블록을 시험설치하고 성능검증을 마쳤으며 친환경 기술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3월 23일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로 인증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남 신안 가거도에 국내 최고중량인 120톤급 소파블록 220기를 제작해 일명 ‘슈퍼방파제’에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태풍으로 인한 연안지역의 피해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능 소파블록에 사용된 제강슬래그는 포스코의 습식급랭처리 설비를 통해 생산되고 있으며 모래 및 자갈 등 천연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소재이다. 국내 소파블록용 골재의 사용량은 연간 40만톤으로서 제강슬래그로 대체할 경우 천연자원의 보존효과가 크며 제조원가도 최대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 기술개발을 주도한 RIST 환경자원연구그룹 조봉석 전문연구원은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고성능 소파블록은 태풍 및 고파고 등에 의한 인적∙물적 피해, 그리고 해안선 침식 등 자연재해에 대한 한가지 대안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지자체 및 대형항만공사에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