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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한국선급 압수수색, 수사당국 의도는
뒤늦은 한국선급 압수수색, 수사당국 의도는
  • 해사신문
  • 승인 2017.07.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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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선주인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해경이 선박을 검사한 한국선급으로 수사의 방향을 확대하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한국선급의 검사에 부실은 없었는지, 선사인 폴라리스쉬핑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29일 부산에 있는 한국선급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해경은 한국선급의 검사 기록 등 다량의 자료를 확보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이 지난 3월 31일 스텔라데이지호 사고가 발생한지 석달이 지나고, 그리고 지난 5월 25일 폴라리스쉬핑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지 한달이 지나서야 한국선급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수사당국이 보통 의심이 드는 경우 증거인멸이나 훼손 등을 염려해 동시에 압수수색에 나서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한국선급의 압수수색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스텔라데이호에 대한 검사를 맡았던 한국선급은 수사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비록 검사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었지만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던 것이 사실이다.

앞선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서 일부 언론의 호도와 여론의 질타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이 검사한 선박이 또 다시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한국선급 일각에서는 해경의 수사 확대에 대해 조직의 이미지 추락 등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어차피 받아야 할 수사라면 검사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힐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선원 관련 노동조합 등은 그동안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의 책임에 대해 비난을 퍼부으며 자세한 사고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해 온 바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를 민원1호로 규정하며 정권 차원에서 사고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도 있다.

해경이 이번 압수수색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정권과 여론의 질타에 대한 물타기식 의도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아울러, 사고와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폴라리스쉬핑에 대해 사고와 관련한 구체적인 책임을 밝힐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되고 있다. 현재까지 법적으로 선사의 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증빙 자료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경의 수사결과에 따라서 폴라리스쉬핑의 책임 범위와 한국선급의 부실검사 논란이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경의 수사가 여론과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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